2009년 2월 24일 화요일

남미의 파리 -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가다







뉴욕에 있는 동안 주말을 이용해서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를 다녀왔다 (스페인어로 좋은 공기라는 뜻). 뉴욕의 눈보라와 매서운 바람은 여전한데,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뜨거운 태양 아래 한 여름이었다. 한때 미국보다 부유했다던 아르헨티나의 수도는 런던에 버금가는 뮤지컬과 공연이 넘쳐나고 있었고 플로리다 거리는 쇼핑과 무명 예술가들의 공연으로 관광객들이 끊이질 않았다. 부에노스 아이레스는 마치 밤의 도시처럼 태양이 사라진 뒤 더욱더 활기를 띄었고 밤11시가 넘었는데도 레스토랑은 손님들로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 경제위기의 한파는 이곳을 지나가지 않은 것 같다.

빼놓수 없는 부에노스 아이레스의 매력은 맛있고 값싼 스테이크 뿐만 아니라 바로 탱고(땅고)다. 여기서 땅고는 하나의 문화이자 상징처럼 되어버렸다. 공원이나 거리 곳곳에서 이어지는 땅고 공연은 관광객들의 발을 잡는다. 땅고는 하나의 예술이다. 춤뿐만 아니라 노래가 더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최고급 스테이크 요리를 먹으며 땅고를 볼 수 있는 품격높은 다양한 공연이 매일밤 수없이 공연되고 있었다.
이 땅고쇼에서 보여지는 춤의 동작은 단순한 댄스를 넘어 서커스에 가까웠다. 입이 벌어지는 찬사가 연발 쏟아져 나왔지만 지친 여행객의 마음에 훨씬 더 큰 감동을 주는 것은 땅고의 발상지인 항구도시 라보까의 낡고 허름한 노천에서 벌어지는 땅고다.

자유의 여신상과 엘리스 아일랜드




맨하튼의 남쪽끝에 있는 베터리 파크는 바다에 인접하고 있다. 여기서 자유의 여신상이 위치한 섬과 미국이민의 관문이었던 앨리스 아일랜드를 둘러보는 페리가 주기적으로 출발한다. 바다근처라 불어오는 바람이 매섭다. 여기서 북쪽으로 약간 가면 World trade center가 있고 동쪽으로 약간가면 월가가 나온다.
자유의 여신상은 대서양에서 맨하튼으로 들어오는 길목의 작은 섬위에 지어진 것으로 전체가 콘크리트로 만든 구조물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돌로된 낮은 건축물위에 철재 타워를 세우고 그 뼈대위에 청동으로 된 커버를 씌워서 만든 것이다. 이 건축물은 프랑스에서 배로 실어온 것으로 자유의 나라 미국을 축하하기 위해 프랑스에서 보낸 것이라고 한다. (그러고 보니 파리의 세느강변에 규모는 작지만 자유의 여상상과 똑같은 형상이 있는걸 본 것 같다.)

근처의 엘리스 아일랜드(Ellis Island)는 비행기가 일반화되기 전까지 배로 들어오는 미국이민자들이 처음에 이민수속을 밟기 위해 대기하던 곳으로 예전의 이민국 건물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현재는 이민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여기서 미국관광객들은 자신의 조상이 어디에서 유래했는지 찾을 수 있도록 여러가지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다.
근처의 사진관에서는 관광객들의 사진을 찍어 100년 ~ 200년전 이민온 옛날복장의 이름모를 가족들의 촌스럽고 낡은 사진속에다 감쪽같이 얼굴을 바꿔 출력해주는 재미있는 관광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었다.

2009년 2월 22일 일요일

월드 트레이드 센터와 월가















길다란 맨하튼의 거리는 남북으로 길게 1st avenue, 2nd avenue,.. (중간에 브로드웨이나 메디슨 에버뉴 같은 이름이 있기는 하지만) 이런식으로 대로가 있고 동서로는 1st street, 2nd street.. 이런식으로 거리 이름이 바둑판 처럼 붙어 있습니다. 그래서 특정 거리의 이름은 없고 거의 숫자로 거리 이름을 표시해 놓았습니다. 도로나 거리마다 사람이름이나 역사가 숨어있는 런던의 거리와는 사뭇 다른 인공적인 느낌이 납니다. 하지만 뉴욕에도 영국의 역사가 그대로 전해져 있는 듯한 흔적이 있습니다. 맨하튼에 있는 지금의 콜롬비아대학은 처음에 킹스컬리지였고, 뉴저지 공대는 퀸스컬리지였다네요. 영국에서 독립하고 식민지 분위기를 바꾸기위해 개명한 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졌다고 합니다.

코리안 거리인 32번가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영화속에 아주 자주 등장하고 있는 건물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있습니다. 톰행크스와 맥라이언 주연의 영화 '시애틀의 잠못드는 밤' 의 극적인 장면이 떠올라 전망대에 올라가는 티켓을 샀는데 엄청나게 긴 줄과 소지품 검사만 3번이나 한다는 소리에 올라가지 않고 근처 스타벅스에 들어가 창밖의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여기저기 한국말이 들립니다.

런던의 금융중심지인 City지역과 비교되는 Wall Street는 현재 금융위기의 몸통으로 지명받고 있어서인지 국제적인 지명도와는 달리 정말 너무나 좁고 보잘것 없는 짧은 골목만이 눈에 들어 옵니다. 월가를 벗어나자 바로 East River를 가로지르는 브루클린 브리지가 눈에 띄입니다. (예전에 보았던 '올리 에델' 감독의 '브루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라는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오릅니다.)

월가(wall street) 앞에는 처음 영국인들이 상륙했을때 지은 아주 낡고 고풍스러워 보이는 영국식 성공회 교회건물이 있습니다. 이제서야 새로운 건물을 짓기 시작하는 World Trade Center 자리의 한 귀퉁이에는 911때의 긴박했던 거리모습을 담은 사진전이 눈에 띄입니다. 하지만 상당히 비싼 입장료 때문에 들어가 보지는 못했구요. 많은 희상자를 낸 슬픈 상처를 이용해 장사를 하고 있다는 인상이 미국식 상업적 자본주의의 삭막함을 더해줍니다.

뉴욕은 맨하튼, 퀸스, 브롱스,브룩클린, 스테이튼 아일랜드 등 5개의 구로 이루어져있는데 실제로 맨하튼 이외에는 가보지 못하고 있다. 퀸스쪽의 플러싱에 한국인이 많이 살고 있고 허드슨강 너머 뉴저지에 많이 모여 산다고 한다. 뉴욕의 인구가 750만이라는데, 물론 근처 뉴저지와 롱아일랜드쪽의 인구를 포함하면 더 크겠지만 2천만이 넘는다는 상하이와 비교하면 왠지 뉴욕이 크게 보이지 않는다. 뉴저지는 실제로 여러개의 다리와 허드슨강 밑으로 뚫어 놓은 터널을 통해 맨하튼으로 30분이내의 거리라는데 뉴저지쪽에서 바라보는 맨하튼의 야경은 정말 어디선가 많이 본 그림 같다.

2009년 2월 6일 금요일

뉴욕에서


2월2일부터 뉴욕 맨하튼에 와 있습니다.

처음으로 간 곳이 타임스퀘어 근처 브로드웨이와 42번가가 만나는 곳이었죠. 뉴욕하면 생각나는 곳이잖아요. 음.. 듣던대로 삼성과 LG의 간판이 커다랗게 보이는군요. 런던의 West end를 연상시키는 동일한 분위기의 뮤지컬 광고가 눈에 띄입니다. 차이라면 뉴욕이 좀 현대적이고 높은 건물과 약간 지저분하다는것... 하긴 런던도 지저분하긴 마찬가지지만... 건물들이 아기자고하고 이쁜편이죠.

IVY league에 속해있는 콜롬비아 대학교의 연구센터에는 SIP 프로토콜 표준화에 관여한 Schulzrinne 교수와 영국 랭카스터대학교에서 옮겨와 COMET 랩을 통해 분산 모바일네트워크분야에서 상당한 연구결과를 자랑하고 있는 Andrew T. Campbell 교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와서보니 테뉴어까지 받고 얼마전까지 있었던 Campbell교수는 자녀 교육을 위해 다트머스대학으로 옮겨갔다는 군요.^^) 여기도 자녀 교육을 위해서는 맹모삼천지교를 마다하지 않는 모양입니다.

연구실에서 여러 학생들을 소개 받았는데, 갑자기 tea time 이 있다고 어디론지 모인다는군요. 모두들 연구실에 앉아 있으니 같은 학과라도 서로 얼굴 볼 시간이 없어... 1주일에 한번씩이라도 차 한잔을 핑게로 모여 안부도 묻고 잡담도 하고 그러는 모양입니다. 조그만 방에 많은 사람들이 빼곡히 꽉 차서 차 한잔씩 들고 마구 떠들어 댑니다.

콜롬비아 대학은 생각보다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빨간 벽돌로 지어진 예쁜 건물들이 사각형의 울타리 역할을 하고 내부에 조그마한 캠퍼스가 있는게 인상적이네요. 도서관 건물의 그리스식 아치 기둥은 런던에 있는 UCL(University College London)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구요. 사진의 도서관 건물 위쪽에는 영국왕 조지2세가 King's College를 세운게 콜롬비아대학은 시초라고 적혀 있네요. 특히 teacher's college 의 낡은 건물이 인상적이었죠.
학교앞 거리분위기도 좋았답니다. 후배가 추천한 학교앞 웰빙 음식점에 가서 점심을 먹었는데.. 디저트로 초콜렛 푸딩과 꿀과 아몬드 올려놓은 구운사과와 호박치즈케잌을 더 주문해서 먹었구요^^. 하지만 실제 관심이 갔던 곳은 학교앞에 있는 미니 거리 시장이었는데, 맛있어 보이는 과일과 쿠키같은 것들을 잔뜩 쌓아 놓고 저울에 달아서 파는데 가격도 싼편인것 같구요. 괜히 사고 싶어서 기웃거리다가 누가 먹을까 싶어 눈요기만 하고 왔습니다.

첫째날은 하루종일 쉬지않고 눈이 정말 많이 와서 맨하튼이 전부 하얗게 변해버렸죠. 이 눈을 다 맞으며 미국 학생들이 가장 가고 싶은 대학으로 꼽힌다는 그리니치 빌리지에 있는 NYU (New York University)엘 먼저 갔었지요. 별도의 캠퍼스는 없지만 대학가 답게 젊고 발랄한 학생들로 생기가 넘쳐 있었고... 흐린 눈발 너머로 옷자락을 휘날리며 뛰어다니는 학생들의 모습이 부러워 보여서.. 나도 니트로 된 모자를 눌러쓰고 종종걸음으로 뛰어서 갤러리처럼 보이는 디자인 대학의 로비에 들어섰지요. 서서히 온기를 느끼며 벽에 걸린 그림들을 보고 있는데.... 문에서 지키던 가드가 와서 학생증을 보여 달라네요. ^^ 내가 학생이 아닌지 어떻게 알았을까 ? 캠퍼스가 없이 길가에 건물들이 있다보니 보안이 엄격한가 봅니다.

오늘은 콜롬비아대학과 지하철로 2정거장 차이에 있는 City College에 갔었습니다. City College는 현재 CUNY(City University of New York)의 founding college로 런던대의 컬리지제도와 동일한 시스템을 가지고 있습니다. 언덕위에 지어진 City College의 초기 건물은 런던의 오래된 college 건물 못지 앉게 고풍스러워 보였습니다. 이곳 연구소에는 센서네트워크에 대한 연구가 활발합니다. 삼성과 공동으로 Zigbee를 이용한 NS2 시뮬레이션 코드를 개발하여 공개하기도 했구요. 현재 최근 NS2버전에 이 코드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드라마 Sex and the City의 배경이 되고 있는 소호와 월스트리트에는 뉴욕의 멋쟁이 들이 많이 모여있는듯 합니다. 서울의 패션이 뉴욕의 패션과 거의 실시간으로 움직이고 있는것 같네요.^^ 디자인 SEOUL을 테마로 한 디자인 샵이 있어서 들어가 보았는데... 한국적인 디자인들이 많이 눈에 띄였습니다.